정부는 올해를 전작권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조속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는 오는 10월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환 시기를 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대한민국 국민이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대한민국은 정말 전작권을 행사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전작권 전환은 단순히 미군이 가지고 있던 지휘권을 한국군이 넘겨받는 문제가 아니다.
전쟁이 발생했을 때 대한민국이 한미연합방위작전을 주도하고, 국가의 군사적 결정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문제다.
한미는 그동안 전작권 전환을 조건에 기초해 추진해왔다.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한미동맹의 능력, 그리고 안정적인 전환을 뒷받침할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이 핵심 조건이다.
평가와 검증 역시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단계별 절차를 거친다.
현재는 FOC 평가를 마치고 검증 절차가 진행됐으며, 이후 FMC를 거쳐 최종적인 전환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문제는 북한의 군사능력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데 있다.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따라서 전작권 전환을 판단할 때 단순히 한국군의 병력이나 무기 숫자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적의 움직임을 얼마나 빨리 파악하고, 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공유하며, 필요한 순간 각 군의 전력을 얼마나 신속하게 통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감시·정찰(ISR) 능력과 지휘통제체계, 정밀타격능력, 미사일 방어능력, 연합작전 수행능력은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반드시 책임져야 할 핵심 분야다.
한국군이 첨단 전력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첨단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과 그 무기를 전쟁 상황에서 하나의 지휘체계 아래 통합해 운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전쟁은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통신이 끊길 수도 있고, 지휘시설이 공격받을 수도 있으며, 예상하지 못한 북한의 도발이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극한 상황에서도 한국군 지휘부가 독자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한미연합전력을 통합 운용하며, 미국의 지원전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전작권 행사가 가능하다.
미측이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계속해서 ‘조건 충족’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4월 미국 의회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을 2029년 1분기까지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출했다고 밝히면서 조건에 기반한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앞서 정치적 편의가 조건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혔다.
이 발언을 단순히 미국이 전작권 전환을 반대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핵심은 “한국군이 실제로 전쟁을 지휘할 수 있는가”라는 군사적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 역시 전환 시기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며, 한미 국방장관이 관련 사항을 건의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오는 10월 SCM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원하는 시점과 미국이 제시한 조건 충족 시점 사이의 조율도 필요하다.
그러나 기자의 시각에서 더 중요한 것은 날짜가 아니다.
2028년이냐, 2029년이냐보다 대한민국이 그날부터 무엇을 책임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전작권을 전환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안보 주권과 책임을 확대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국민에게도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한국군이 현재 어느 수준까지 준비됐는지, 아직 부족한 능력은 무엇인지, 부족한 능력을 언제까지 확보할 것인지, 전환 이후 미국의 확장억제와 주한미군의 역할은 어떻게 유지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전작권 전환은 정치적 성과로 평가받을 일이 아니다.
전쟁이 발생했을 때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립을 지켜낼 수 있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경제력과 첨단산업 능력을 갖춘 국가다.
군사력 역시 세계적으로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다.
그러나 강한 군대란 무기를 많이 가진 군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보를 확보하고, 판단하고, 지휘하고, 연합전력을 움직이고,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국가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군대가 진정 강한 군대다.
따라서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전작권 전환을 무조건 서두르거나 반대로 무조건 늦추는 논쟁이 아니다.
냉정한 검증이다.
준비가 됐다면 당당하게 전환하면 된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국민에게 공개하고 보완해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은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기준으로 내려야 한다.
10월 SCM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그 결정에 앞서 대한민국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정말 전쟁을 지휘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전작권 전환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대한민국의 답변에 달려 있다.


2026.10.11(일) 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