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조속한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미는 오는 10월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환 목표연도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는 전환 조건을 2029년 1분기까지 충족하는 로드맵이 제시된 상태다.
하지만 전작권 전환을 논의하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바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한미연합방위작전을 주도하게 된다면 국민이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히 한국군의 재래식 전력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한미동맹의 핵심 축으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확장억제에는 핵전력뿐 아니라 재래식 전력과 미사일방어, 정보·감시·정찰 등 다양한 군사적 수단이 포함된다.
한미는 이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핵협의그룹(NCG)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NCG를 통해 핵·재래식 통합 개념과 정보공유, 공동연습 등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잠재적인 핵 위기 상황에서 한미 간 협력적 의사결정을 강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전작권 전환 이후다.
한국군이 전쟁을 주도한다고 해서 미국의 핵 억제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한국군의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재래식 능력을 어떻게 하나의 억제체계로 연결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해진다.
북한이 재래식 공격을 감행했을 때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거나 실제 사용했을 때는 전혀 다른 수준의 위기다.
따라서 평시부터 한미가 어떤 정보를 공유하고, 어떤 절차로 핵 위기를 판단하며, 어떤 방식으로 대응 결정을 조율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한미 핵협의그룹의 역할은 더욱 주목된다.
한미는 NCG를 통해 핵·재래식 통합 개념을 발전시키고 핵 억제 정책과 태세를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협의체의 이름이 아니다.
실제 위기 상황에서 그 체계가 작동하느냐가 중요하다.
북한의 핵 공격 징후가 포착됐을 때 한국군은 얼마나 신속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가.
미국의 핵전력과 전략자산을 포함한 확장억제는 어떤 절차로 작동하는가.
한국군의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전략적 능력은 어떤 지휘체계와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연결되는가.
그리고 최악의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정치·군사 지도부가 얼마나 신속하게 공동 대응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돼야 한다.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논쟁에서 흔히 ‘한국군이 전쟁을 지휘한다’는 부분만 강조되지만, 한미동맹의 실제 모습은 훨씬 복잡하다.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과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이 서로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면서도 미국의 핵·재래식 전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전작권 전환 이후의 한미동맹은 ‘한국군 주도, 한미 공동 대응’이라는 새로운 구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문제가 있다.
전작권 전환 시점을 둘러싸고 한미 간 목표연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 측에서는 2028년이 거론됐지만,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029년 1분기 이전까지 전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미국 측이 정치적 일정이 아니라 조건 충족을 강조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차이는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니다.
전작권 전환의 핵심 조건을 한미가 어느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도 있다.
따라서 오는 10월 SCM에서는 전환 연도뿐 아니라 전환 이후 확장억제와 핵·재래식 통합 운용체계가 어떻게 유지·발전될 것인지도 국민에게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전작권 전환은 대한민국의 군사적 자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자율성이 커지는 만큼 책임도 커진다.
북한 핵 위협 앞에서 대한민국이 미국의 핵우산에만 의존하는 구조인지, 아니면 한국군의 재래식 능력과 미국의 확장억제를 효과적으로 결합해 억제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전작권 전환은 ‘미국 없이 싸우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연합방위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미국의 확장억제와 전략적 능력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진정한 전환의 목표가 돼야 한다.
북한의 핵 능력이 존재하는 한 한미동맹의 억제력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미국의 확장억제가 신뢰성 있게 작동하고, 한국군의 재래식 전력이 이를 뒷받침하며, 한미 양국의 의사결정 체계가 위기 상황에서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
전작권을 갖는 순간 대한민국이 더 강해져야 하는 이유다.
오는 10월 SCM에서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가 결정된다면 국민이 함께 확인해야 할 것은 날짜 하나가 아니다.
전환 이후 대한민국의 지휘능력은 충분한가.
북한 핵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는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가.
그리고 한미동맹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지금보다 더 강해질 수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야말로 전작권 전환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전작권 전환은 권한의 이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 책임의 확대다.
그리고 북한 핵 위협이 존재하는 한 그 책임에는 반드시 ‘핵 억제에 대한 확실한 답’이 포함돼야 한다.


2026.10.11(일) 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