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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돈이 문제다…대한민국은 얼마를 투자해야 하나

- 국방예산 73조원 시대…전작권 전환 예산 34.9% 증가, ‘돈을 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쓰는 것

2026-09-18(금) 19:08
[신동아방송 서울=천오복기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둘러싼 논의가 이제 정치와 군사 영역을 넘어 국가 재정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체계를 구축하려면 그에 걸맞은 군사적 능력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재정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9월 3일 국회에 제출한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은 전년보다 8.2% 증가한 73조 2,777억 원이다.

국방예산이 7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방위력개선비는 전년보다 13.8% 증가한 22조 7,112억 원으로 편성됐다. 정부는 이를 역대 최대폭 증가라고 설명했다.

더 주목할 부분은 따로 있다.

정부는 전작권 전환과 자주국방을 위한 예산을 2026년 9조 222억 원에서 2027년 12조 1,744억 원으로 34.9% 늘리기로 했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능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은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이 막대한 예산이 실제 전작권 전환 능력을 만들어내고 있는가.”

돈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사느냐’다

정부가 제시한 투자 내용을 보면 방향은 분명하다.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작전을 위해 공지통신무전기를 성능개량하고 연합구성군사령부의 전시 군사정보유통체계를 새롭게 구축한다.

중고도정찰용 무인항공기(MUAV)와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의 전력화도 앞당긴다.

KF-21 최초 양산과 후속 양산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핵추진잠수함 사업에도 착수한다.

AI와 유·무인 복합체계, 공격형 드론과 대드론 체계에도 투자가 확대된다.

이 가운데 전작권 전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은 특히 정보·감시·정찰과 지휘통제 능력이다.

전쟁에서 아무리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어도 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정보를 제때 공유하지 못하고, 지휘관의 판단을 전투부대에 신속하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 무기는 제대로 된 전투력이 되기 어렵다.

결국 전작권 전환의 핵심은 ‘무기 숫자’가 아니라 전쟁을 지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데 있다.

한국군의 ‘눈’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이번 예산안에서 지휘·정찰 분야의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정찰위성과 항공통제기 등 지휘·정찰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된다.

또 MUAV의 전력화 시기를 앞당겨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감시능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것은 전작권 전환과 직접 연결된다.

한국군이 연합방위작전을 주도하려면 북한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를 얼마나 빨리 파악할 수 있는가.

핵 관련 시설과 주요 군사시설의 변화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가.

확보한 정보를 얼마나 빨리 분석하고 지휘부에 전달할 수 있는가.

결국 정보가 전투력이고 정보가 곧 지휘권이다.

그렇다고 돈만 많이 쓰면 준비가 끝나는가

그렇지는 않다.

여기서 전작권 전환의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무기체계는 도입하는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운용할 인력이 필요하고, 정비체계가 필요하며, 실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서로 다른 무기체계와 군종을 하나로 연결하는 지휘통제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은 심각한 병역자원 감소라는 구조적인 문제까지 안고 있다.

정부는 이를 감안해 2027년 상비예비군을 3,700명에서 7,000명으로 확대하고, 현역 장병들이 전투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부 비전투 분야에 민간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은 결국 돈·기술·인력·훈련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사업인 셈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가성비’다

국방은 일반적인 소비와 다르다.

안보에는 가격표를 붙일 수 없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국방사업에 대한 검증까지 면제될 수는 없다.

73조 원이 넘는 국방예산을 투입한다면 국민은 묻고 확인할 권리가 있다.

어떤 능력이 부족해서 얼마를 투자하는가.

그 사업은 전작권 전환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언제 전력화되는가.

실제 훈련에서 제대로 작동했는가.

그리고 도입 이후 유지·정비 비용은 얼마나 드는가.

특히 대형 무기체계의 도입뿐 아니라 실제로 전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통신·지휘통제·탄약·정비·교육훈련 분야가 충분히 확보되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무기를 사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 무기를 전쟁에서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작권 전환은 ‘국방비 증액’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정부가 국방예산을 크게 늘리는 것은 전작권 전환을 준비하는 중요한 신호다.

그러나 예산 규모가 곧 전쟁 수행능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73조 원을 쓰더라도 서로 연결되지 않는 전력만 늘어난다면 전작권 전환 이후의 지휘능력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핵심적인 정보·감시·정찰과 지휘통제, 방어체계, 정밀타격 능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이를 실제 훈련을 통해 검증한다면 제한된 자원으로도 훨씬 강한 전투력을 만들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국방비의 총액보다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능력을 얼마나 정확하게 확보했느냐다.

대한민국이 전작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미국에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대한민국 스스로 더 큰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방예산 확대는 단순한 지출 증가가 아니라 국가 안보체계의 구조적 변화와 연결돼야 한다.

전작권 전환을 앞두고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편성한 만큼 앞으로 국민이 지켜봐야 할 것도 분명하다.

예산은 늘었는데 실제 전투력도 그만큼 늘었는가.

새로운 무기체계는 실제 전쟁에서 서로 연결될 수 있는가.

한국군은 그 전력을 운용할 충분한 인력과 훈련체계를 갖추고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모든 능력이 전작권 전환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제대로 연결되고 있는가.

전작권 전환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얼마를 쓰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어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다.

2027년 국방예산 73조 2,777억 원.

이 거대한 숫자가 단순한 국방비 증가로 끝날지, 아니면 대한민국이 실제로 전쟁을 지휘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질지는 이제부터의 집행과 검증에 달려 있다.

전작권 전환의 진짜 가격표는 예산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전쟁 수행능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천오복기자 pko589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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