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중동 전쟁과 관련해 군사적 파병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정부의 움직임은 단순한 ‘불참’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 측과의 외교장관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회복을 위해 한국도 미국 및 국제사회와 함께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청와대 역시 외신이 보도한 ‘미국의 요청을 한국이 거절했다’는 해석에 대해, 정부가 전쟁이나 전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국민 보호와 국익을 위한 실질적 기여 방안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파병은 없다’와 ‘실질적 기여’ 사이에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는가.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적인 원유 수송로 가운데 하나다. 이곳의 통항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과 물류, 국내 산업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해상교통 안정 노력에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것인지는 단순히 외교 문제만이 아니라 국민 생활과 경제에도 연결되는 사안이다.
특히 한미동맹이라는 현실과 해외 분쟁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이 동시에 존재한다.
미국과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문제인 만큼 어떤 방식으로, 어느 수준까지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역시 필요하다.
이번 논란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이겼느냐’가 아니다.
파병을 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실질적 기여를 한다면 그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국민에게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외교는 말 한마디가 국가의 이해관계와 연결된다.
특히 군사적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정부가 앞으로 구체적인 기여 방안을 내놓을 경우 국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우리 국민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둘째,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부담하게 될 역할은 무엇인가.
셋째, 전쟁·전투 개입이라는 선을 어디에 설정할 것인가.
결국 국민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명확한 기준과 투명한 설명일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한국의 선택은 이제 외교의 언어를 넘어 국민 생활과 안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2026.10.11(일) 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