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관련 군사적 참여를 거듭 요구하면서 우리 정부의 선택이 시험대에 올랐다.
9월 9일 YTN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등에 11월 이전 파병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국방당국은 현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청해부대 등의 투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반면 이란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한국의 군사적 참여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란 측에서는 한국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파병 여부가 단순한 한미동맹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이란 사이의 외교, 안보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누구의 요구인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익에 무엇이 도움이 되는가'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다. 한국 역시 중동에서 들여오는 에너지와 국제 해상물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은 우리 경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국익이라는 이유만으로 장병을 위험지역에 투입할 수는 없다.
특히 이번 사안에서는 임무의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단순한 해상 감시와 선박 보호인지, 구조와 구난 임무인지, 기뢰 제거 등 비전투 임무인지, 아니면 유사시 무력 충돌까지 염두에 둔 작전인지에 따라 파병의 성격과 위험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따라서 정부가 국민에게 가장 먼저 설명해야 할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우리 군이 현지에 간다면 정확히 무엇을 하는가.
그리고 두 중요한 질문이 있다.
우리 장병이 공격을 받았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비전투 임무라는 설명만으로 장병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전쟁과 분쟁이 벌어지는 지역에서는 상대방의 판단에 따라 비전투 임무 수행 인력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파병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작전지역, 임무 범위, 교전수칙, 철수 기준, 유사시 구조대책까지 국민에게 최대한 설명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 역시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미국과의 동맹관계에서 한국이 일정한 역할을 요구받는 상황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동맹은 일방적인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관계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 경제적 이해관계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진정한 동맹의 원칙이어야 한다.
이번 호르무즈 사태에서 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두가지라고 본다.
하나는 '미국이 요구하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결정이고, 다른 하나는 '위험하니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결정이다.
둘 다 국가의 중요한 판단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파병을 한다면 왜 가는지, 어디까지 할 것인지, 우리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파병하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외교적, 경제적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역시 설명해야 한다.
결국 판단의 기준은 하나로 모아져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안전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한민국이 선택해야 할 것은 미국의 요구와 이란의 경고 사이에서 어느 한쪽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다.
우리 장병을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대한민국의 에너지와 해상교통로를 보호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을 찾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파병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그리고 그 책임의 대가를 어디까지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국가적 선택이다.


2026.10.11(일) 2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