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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가 줄어드는 대한민국, 군의 숫자만 줄이면 안된다

- 인구절벽 시대의 국방개혁, '병력 감축' 보다 먼저 따져야 할 것들

2026-09-13(일) 13:47
[신동아방송 서울=천오복기자] 대한민국 군이 피할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젊은 인구가 줄어들면서 병역자원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과거처럼 충분한 병력을 확보해 군을 유지하는 방식은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정부와 국방부 역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병력 구조를 바꾸고 인공지능과 드론 등 첨단전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병사가 줄어드는 것을 첨단무기로 대체하면 되는 것인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4.0을 추진하면서 AI와 무인체계 등 첨단전력 중심의 군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에는 드론, 대드론 전력도 대폭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첨단무기가 병사의 숫자를 단순히 대신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전쟁은 장비만으로 수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대응하며, 명령과 규정을 종합해 즉각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특히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긴장이 높은 군사적 대치지역 가운데 하나다.

북한의 비대칭전력과 사이버전, 드론과 무인체계의 발전을 고려하면 미래전의 양상은 과거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미래전이라고 해서 사람이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소수의 인력과 숙련된 간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국방개혁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단순한 '머릿수 줄이기'다.

병력 감소가 불가피하다면 그만큼 군의 구조와 임무를 정교하게 재설계해야 한다.

전투병력과 비전투병력의 역할을 다시 구분하고, 반복적이고 단순한 행정업무는 과감하게 민간이나 군무원 등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정보, 수사, 사이버, 드론, 전자전, 방공, 정비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는 오히려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사람을 줄이는 것이 국방개혁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필요 없는 기능을 줄이고 필요한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다.

또 하나 놓쳐서는 안 될 문제가 있다.

바로 '숙련도'다.

병사의 복무기간과 병력 규모가 줄어들수록 군은 경험과 숙련도를 가진 인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젊은 병사의 숫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부사관과 장교 등 간부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단순히 간부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우수한 인력을 군에 오래 남게 할 수 있는 처우와 경력관리, 전문교육, 보상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첨단무기를 아무리 많이 확보해도 그것을 운용하고 정비하고 판단할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특히 드론과 AI 기반 전력은 도입보다 운용능력이 중요하다.

국방부가 드론과 대드론 전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장비 확보와 동시에 전문인력 양성, 정비체계, 통신망 보호, 전자전 대응능력까지 함께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예비전력이다.

현역병 감소가 계속된다면 유사시 국가가 얼마나 빠르게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진다.

현역병 숫자가 줄어드는 만큼 예비군의 전문성과 동원체계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병행돼야 한다.

단순히 '예비군 숫자가 몆 명인가'를 따질 것이 아니라 실제 전투력을 갖춘 예비전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 지를 따져야 한다.

결국 대한민국의 국방개혁은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생존의 문제다.

젊은 인구가 줄어드는 현실을 거스를 수 없다면 군 역시 과거의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병력이 줄어든다는 이유만으로 군의 허리와 현장 대응능력까지 함께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첨단무기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국방개혁의 기준도 '몇 명을 줄였는가'가 아니라

"줄어든 병력으로도 과거보다 강한 군을 만들었는가"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

대한민국이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병사 숫자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만이 아니다.

줄어드는 병력 속에서 어떻게 더 강한 군을 만들 것인가.

그리고 그 답은 단순한 감축도, 무조건적인 첨단화도 아니다.

사람과 기술, 현역과 예비전력, 전투력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설계하는 것.

인구절벽 시대 대한민국 국방개혁의 진짜 시험대는 바로 여기에 있다.

군의 병력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국가의 방위 의지와 전투력까지 줄어들어서는 안된다.
천오복기자 pko589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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