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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진단] 호르무즈에서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세 가지 선

- 전쟁 불개입·국민 보호·장병 안전…‘파병이냐 아니냐’를 넘어 구체적인 원칙과 기준 필요

2026-09-19(토) 14:29
[신동아방송 서울=천오복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대한민국의 선택이 다시 한번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필요하다며 청해부대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설명만 놓고 보면 정부가 제시한 기본 원칙은 두 가지다.

전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은 한다.

이 두 원칙을 실제 정책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앞으로 세 가지 ‘선’을 분명하게 그어야 한다.

■ 첫 번째 선 — 전쟁 개입과 국민 보호의 경계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경제와도 직결된 해상교통로다.

우리 상선과 원유 수송로가 위험에 노출될 경우 단순한 외교·안보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수급과 물류,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통령 역시 기자회견에서 원유 수송을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 경제에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따라서 국민과 상선을 보호하는 활동 자체와 전쟁에 참여하는 군사행동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제 군사활동이 확대될 경우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상선 보호를 위한 활동이 언제부터 특정 국가나 세력의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구체적인 임무와 활동 범위를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 두 번째 선 — 임무와 장병 안전의 경계

두 번째는 더욱 현실적인 문제다.

바로 대한민국 장병의 안전이다.

청해부대가 활동 범위를 넓힌다면 그만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가 실제 활동 확대를 결정할 경우 국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한 병력 규모가 아니다.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가.

어느 지역에서 활동하는가.

위험 상황에서 어떤 대응이 가능한가.

장병을 긴급하게 구조하거나 철수시킬 계획은 마련돼 있는가.

의료·통신·정보·보급 지원은 충분한가.

군사작전에서 임무가 먼저 결정되고 안전대책이 뒤따라서는 안 된다.

임무와 장병 보호대책이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

■ 세 번째 선 — 대통령의 결정과 국회의 통제

세 번째는 민주적 통제의 문제다.

헌법은 국회가 국군의 외국 파견에 대해 동의권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청해부대의 활동이 실제로 확대될 경우 그 조치가 기존 파견의 범위 안에 있는지, 새로운 국군 파견에 해당하는지 등 법적 성격을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파병’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느냐가 아니다.

실제로 어떤 병력이, 어떤 지역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가다.

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한다면 그 내용과 법적 근거를 국회와 국민에게 설명하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

■ ‘파병 없다’는 말 이후가 더 중요하다

이번 호르무즈 논란에서 대통령은 전쟁 개입 파병이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반면 청해부대 활동 강화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청해부대 활동 확대가 사실상의 ‘우회 파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대로 정부의 입장에서는 우리 국민과 상선을 보호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실제 계획이 나와야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다.

결국 논쟁을 끝내는 방법은 정치적 표현의 반복이 아니다. 구체적인 임무와 범위를 공개하는 것이다.

■ 본 기자가 던지는 마지막 질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번 논란을 6회에 걸쳐 따라가면서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대한민국은 어디까지 움직일 것인가.

전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국민과 상선은 보호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의 안전은 지킨다.

세 가지 원칙은 서로 충돌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는 더욱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어디까지가 국민 보호이고, 어디부터가 전쟁 개입인가.

어디까지가 청해부대의 임무이고, 어디부터 새로운 군사작전인가.

그리고 그 결정 과정에서 국회와 국민은 어떤 방식으로 통제하고 확인할 수 있는가.

호르무즈 문제는 단순히 ‘파병 찬성’과 ‘파병 반대’로 끝낼 사안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안전, 장병의 생명,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이 함께 걸려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밝혔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원칙을 실제 정책에서 어떻게 구현하느냐다.

명확한 임무.

명확한 통제.

명확한 안전대책.

그리고 국민에게 설명할 책임.

대한민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어떤 역할을 선택하든, 이 네 가지 원칙은 분명해야 한다.

“군사력의 출발점은 국가의 명령이지만, 그 끝에는 언제나 국민과 장병의 안전이 있어야 한다.”

호르무즈를 둘러싼 논란이 이제 감정적인 찬반을 넘어, 대한민국의 국익과 군사적 책임을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냉정한 논의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천오복기자 pko589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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