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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생존보고서 ①] AI가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가…“경력 사다리가 흔들린다”

- 한국은행, 최근 4년간 청년 일자리 28.5만개 감소 분석
- 감소 일자리의 94%는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AI만이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

2026-09-20(일) 11:20
[신동아방송 서울=천오복기자] 인공지능(AI)의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대한민국 청년들의 일자리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청년들이 사회에 처음 진입하면서 경험을 쌓고 실력을 키워야 할 이른바 ‘경력 사다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이슈노트에서 2022년 6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청년층 일자리가 28만5천 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가운데 26만8천 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감소해 전체 감소분의 94%를 차지했다.

정보서비스업, 출판업, 컴퓨터 프로그래밍업, 전문서비스업 등에서 청년 고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더 주목할 대목은 같은 업종에서 50대 고용은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이를 ‘연공편향 기술변화’라는 관점에서 분석했다.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젊은 세대가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면서 노동시장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현재의 노동시장에서는 오히려 다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I를 활용해 기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숙련 노동자와, 아직 경력이 부족한 청년층 사이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들에게 AI는 일자리 파괴자인가.

반드시 그렇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의 분석을 보면 AI는 기존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뿐 아니라 사람의 업무를 보조하고
생산성을 높이거나 새로운 직무를 만들어내는 효과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는 AI 기반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통해 구직자의 경력과 역량을 분석하고 맞춤형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AI가 추천한 일자리에 취업한 인원은 2025년 2만1천 명으로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결국 문제는 ‘AI냐 사람이냐’의 단순한 대결이 아닐 수 있다.

핵심은 AI 시대에 청년들이 첫 직장을 구하고, 그곳에서 경력을 쌓고,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경력 사다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

청년에게 첫 직장은 단순한 월급의 문제가 아니다.

경력이고 경험이며 다음 직장을 얻기 위한 이력이다.

만약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뽑아 교육하기보다 AI와 숙련 인력을 활용해 경력직 중심으로 채용한다면, 청년들은 ‘경력이 없어서 취업하지 못하고, 취업하지 못해서 경력을 만들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AI·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청년 직업훈련을 확대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AI 등 미래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만으로 충분한지는 앞으로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

청년들이 궁금한 것은 거창한 AI 산업전략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어떤 직업을 준비해야 하는가.”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전공이 5년 뒤에도 필요한가.”

“AI를 잘 쓰는 사람과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인가.”

바로 이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한다.

■ 본 기자의 시선

AI 시대의 청년 일자리 문제를 단순히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공포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반대로 “AI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낙관해서도 안 된다.

현재 확인되는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은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교육·훈련·첫 직장·경력 형성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만들어 주느냐이다.

AI 시대의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AI가 일자리를 없애느냐”가 아니라

“AI 시대에 청년들이 처음 올라설 경력 사다리는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자료출처=한국은행·고용노동부·한국고용정보원>
천오복기자 pko589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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