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털뿌리병은 뿌리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병으로, 농가에서는 ‘크레이지루트(Crazy root)’라고도 불린다. 이 병이 발생하면 영양생장이 과도하게 지속되고 생식생장 전환이 늦어져 착화와 착과가 줄어든다. 결국 수량 감소와 품질 저하로 이어져 농가에 큰 경제적 피해를 준다.
특히 경남은 2024년 기준 파프리카 재배면적이 258ha로, 전국 재배면적의 약 33%를 차지하는 주요 산지다. 그만큼 털뿌리병 확산에 따른 피해 우려도 큰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효과적인 방제 수단이 부족해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경남농업기술원은 털뿌리병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병징이 나타난 뿌리에서 병원균을 분리·분석했다. 그 결과 병원균이 라이죠븀 라이조진(Rhizobium rhizogenes) 세균임을 확인했다. 또한 병 발생 여부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도록 특이적 분자마커 기반 정밀진단키트를 개발해, 농가에서 사전 대응이 가능하게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수경재배 작물의 뿌리에서 유용 미생물을 분리하고, 털뿌리병 억제 효과를 평가해 억제균주 2종을 선발했다. 경남농업기술원은 2024년 하반기부터 경남지역 주요 파프리카 재배 농가에 해당 균주를 적용해 방제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현장 실증 결과, 슈도모나스균(Pseudomonas)을 처리한 구역은 정식 후 10개월 동안 병 발생구와 비교했을 때 털뿌리병 발생이 크게 줄었으며, 병 억제율은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뚜렷한 방제 대안이 없었던 털뿌리병 관리에 실질적인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농업기술원은 앞으로 억제균주가 파프리카 생육과 생산성 향상에도 영향을 주는지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농가 보급을 위해 억제균주 대량생산 기술 개발과 억제균주의 효능 강화를 위한 후속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현재 억제균주의 병원균 길항능력을 입증할 물질을 확인했으며, 병원균 억제에 필요한 적정 농도와 처리 조건을 확립해 현장 활용성을 높일 방침이다.
한인영 경남농업기술원 기후대응농업연구과 연구사는 “털뿌리병은 지금까지 뚜렷한 해결책이 부족해 농가의 어려움이 컸던 병해”라며, “이번 연구가 파프리카 농가의 소득 안정과 친환경적인 병해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장 실증과 실용화 연구를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2026.10.13(화) 2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