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한국군의 ‘눈·귀·두뇌’는 충분한가

- 정찰위성·감시체계에서 지휘통제까지…전쟁을 ‘먼저 보고 먼저 판단하는 능력’이 핵심

2026-09-16(수) 19:16
[신동아방송 서울=천오복기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둘러싼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는 올해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무리하고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를 한미 국방장관이 양국 정상에게 건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을 바라보는 국민의 관심도 이제 한 단계 달라져야 한다.

“전작권을 언제 가져오느냐”가 아니라,“대한민국은 전쟁을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연합전력을 지휘할 만큼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전쟁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기가 아니다.

적을 보는 눈이다.

북한이 병력을 움직이는지,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는지, 핵 관련 시설에서 이상 징후가 발생하는지 등을 얼마나 신속하게 파악하느냐가 전쟁의 첫 단추다.

그리고 그 정보는 하나의 출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찰위성, 군사정찰기, 레이더, 통신·신호정보 등 다양한 정보자산에서 들어오는 자료를 종합해 하나의 상황으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두 번째 문제가 등장한다.

한국군의 ‘귀’는 제대로 작동하는가.

정보는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시간에 확보하고, 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능력이다.

북한의 움직임을 감지하고도 분석과 보고, 판단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된다면 정보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진다.
현대전에서는 몇 시간의 차이가 아니라 몇 분, 몇 초의 판단 차이가 전투 결과를 바꿀 수도 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를 얼마나 빨리 포착하고, 그 정보가 지휘부까지 얼마나 신속하게 전달되며, 실제 위협인지 판단한 뒤 어떤 대응을 결정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전작권 전환에서 세 번째 요소인 ‘두뇌’, 즉 지휘통제체계가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정찰자산을 갖고 있어도 정보가 지휘부에서 제대로 융합되지 않으면 전투력으로 연결될 수 없다.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판단한 뒤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전력을 통합해 움직이는 능력까지 갖춰져야 한다.

국방부가 전작권 전환 조건에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과 미래연합사의 임무수행능력을 포함하고, 정보·작전·군수·통신 분야의 능력을 중요한 요소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이 이 분야에서 상당한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내년 국방예산 편성에서도 전작권 전환과 자주국방 역량 강화에 약 12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정찰·타격·방어 능력을 비롯해 AI와 유·무인 복합체계 등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예정이다.

그러나 국방비와 무기체계의 숫자만으로 전작권 전환의 준비가 끝났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전쟁은 무기체계의 ‘보유’보다 체계 간 ‘연결’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찰위성이 찍은 영상이 지휘관에게 전달되고, 다른 정보와 융합돼 정확한 판단으로 이어지며, 그 판단이 작전명령으로 전환되고, 실제 전투부대가 움직이는 과정, e이 모든 과정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해야 한다.

특히 북한 역시 현대전의 양상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드론과 전자전, GPS 교란, 사이버 공격 등 비대칭 전력이 전쟁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올해 한미연합훈련에서도 이런 현대전 양상을 시나리오에 반영하려 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결국 전작권 전환은 단순한 지휘관 교체가 아니다.

한국군이 전쟁의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는가.

그 그림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가.

그리고 판단한 내용을 실제 전투력으로 연결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가 핵심이다.

물론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미국의 정보·감시·정찰 능력과 전략적 자산, 확장억제 등 한미동맹의 군사적 지원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한국군이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한다’는 의미로 전작권 전환을 이해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오히려 핵심은 한국군이 주도권을 가지고 미국과 함께 싸울 수 있는가다.

미국 측이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조건 충족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올해 4월 전작권 전환 조건을 2029년 1분기까지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출했다고 밝히면서 조건에 기반한 전환을 강조했다.

한국군이 얼마나 강해졌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제 단순한 병력 숫자나 무기 숫자로는 부족하다.

대한민국이 얼마나 빨리 보고, 얼마나 정확하게 판단하며, 얼마나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는가.

그것이 진짜 군사력이다.

오는 10월 또는 11월 SCM에서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경우 국민이 확인해야 할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한국군의 정보·감시·정찰 능력은 충분한가.

지휘통제체계는 실제 전쟁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합동작전 능력은 충분한가.

미국의 정보 및 전략자산과 한국군의 전력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

그리고 북한의 핵·미사일과 사이버·전자전 등 복합적인 위협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해질 때 비로소 대한민국 국민은 전작권 전환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작권은 단순한 권한이 아니다.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립을 책임지는 지휘권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전작권 전환을 선택한다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전쟁을 먼저 보고, 먼저 판단하고, 먼저 움직일 수 있는 군사체계다.

전작권 전환의 진짜 시험대는 지휘관의 계급장이 바뀌는 날이 아니다.

북한이 움직이는 순간 대한민국의 ‘눈·귀·두뇌’가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천오복기자 pko589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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