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병력이 줄어드는데 대한민국은 준비됐나

- 저출생 시대의 군대…‘사람을 줄이고 기술로 채우는 군’이 전작권 전환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2026-09-19(토) 08:06
[신동아방송 서울=천오복기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둘러싼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한민국 군대가 또 하나의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

바로 병역자원의 감소다.

전작권 전환을 위해서는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를 수행할 군사 인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은 전년보다 8.2% 증가한 73조2,777억 원으로 편성됐다. 정부는 예산안에서 병역자원 감소에 대응해 병력 중심에서 첨단기술 중심의 군으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질문은 더욱 선명해진다.

사람이 줄어드는 대한민국 군대가 전작권 전환 이후 더 커지는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가.

병력 감소는 이미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병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군을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선택한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현역은 전투에 집중하고, 예비전력을 강화하며, AI와 무인체계로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는 것이다.

2027년 국방예산안에는 상비예비군을 현재 3,700명에서 7,000명으로 확대하는 계획이 담겼다.

예비군훈련 보상비도 688억 원에서 903억 원으로 늘어난다. 과학화 동원훈련장을 구축하고 민간 의료인력을 활용한 의무지원도 추진된다.

또한 GOP대대 부대종합관리와 민통초소 운영, 주둔지 경비 등 비전투 분야에는 민간인력을 시범적으로 활용해 현역 장병들이 전투임무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방향 자체는 분명하다.

‘모든 일을 현역 장병이 해야 한다’는 기존 군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사람의 빈자리를 AI가 채울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변화가 등장한다.

바로 AI와 유·무인 복합체계다.

정부는 2027년 AI·유무인 복합체계 예산을 4,968억 원에서 7,727억 원으로 55.5% 늘릴 계획이다.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과 중요시설 경계를 고도화하고 무인지상감시센서를 도입한다.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 수중자율기뢰탐색체, 무인수상정, 다족보행로봇 등도 확대한다.

드론과 대드론 분야 역시 투자가 확대된다.

정부는 병력 감소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위험한 임무를 무인체계로 대체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냉정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무인체계가 병력 감소를 완전히 대신할 수 있는가.

아직은 그렇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AI는 감시와 탐지, 반복적인 임무에서는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지만 최종적인 군사적 판단과 책임까지 모두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쟁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 결국 판단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필요하다.

따라서 미래의 군대는 ‘사람이 없는 군대’가 아니라 적은 병력으로 더 많은 전투력을 만들어내는 군대가 되어야 한다.

전작권 전환과 병력 감소가 만나는 지점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전작권 전환 때문이다.

전작권을 한국군이 행사하게 되면 한국군은 한미연합방위작전을 주도해야 한다.

전쟁이 발생했을 때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전력을 통합하고, 미국의 지원전력을 연결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까지 고려해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수행할 숙련된 인력이 부족하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현대전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병력 숫자가 아니다.

숙련된 지휘관, 정보분석 인력, 통신·사이버 전문가, 정비인력, 항공·해상 전력 운용인력 등 고숙련 인력의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

병력 10만 명이 줄어드는 것보다 핵심 전문인력 몇 천 명이 부족한 것이 실제 전투력에는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군 인력정책은 단순히 병력을 얼마나 유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인력을 얼마나 오래 확보할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

‘양’에서 ‘질’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정부가 AI와 유·무인 복합체계에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핵심능력 확보와 함께 미래 병력구조 개편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국방부는 병력 중심에서 첨단기술 중심으로 군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이제 대한민국 군대는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강해져야 한다.

병력은 줄어들지만 정보·감시·정찰 능력은 강화돼야 한다.

사람은 줄어들지만 지휘통제 능력은 오히려 더 빨라져야 한다.

병력이 줄어드는 만큼 무인전력과 AI의 역할은 커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명의 장병이 과거 여러 명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장비와 교육,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기술만 믿어서도 안 된다

여기서 또 하나의 함정이 있다.

AI와 무인체계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새로운 취약점이 발생할 수 있다.

사이버 공격과 전자전, 통신망 교란이 대표적이다.

첨단 무기체계가 아무리 많아도 통신망이 마비되거나 데이터가 오염되면 전투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유·무인 복합체계 확대와 함께 사이버 방어, 통신망 생존성, 전자전 대응능력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

결국 미래 군대의 핵심은 사람과 AI의 경쟁이 아니라 사람과 AI의 결합이다.

전작권 전환의 진짜 시험대

전작권 전환을 앞두고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정보·감시·정찰 능력.

지휘통제체계.

핵·미사일 대응능력.

미국의 확장억제.

그리고 여기에 하나가 더해졌다.

병력 감소다.

정부가 2027년 국방예산에서 상비예비군 확대, 민간인력 활용, AI·유무인 복합체계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이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계획이 아니다.

실제로 전쟁이 발생했을 때 작동해야 한다.

적은 병력으로 넓은 전선을 감당할 수 있는가.

핵심 전문인력을 충분히 확보했는가.

예비전력이 실제 전투에 투입될 수준으로 준비돼 있는가.

AI와 무인체계가 통신 두절과 전자전 상황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가.

그리고 한국군 지휘부가 부족한 인력 속에서도 한미연합전력을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전작권 전환은 단순히 “한국군이 지휘한다”는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이 줄어드는 시대에 더 강한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도 단순히 무기를 많이 보유하는 군대가 아니라 적은 인력으로 더 빠르게 보고, 판단하고, 지휘하고, 타격할 수 있는 군대여야 한다.

대한민국 군대의 미래는 이제 병력 숫자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얼마나 적은 인력으로 얼마나 강한 전투력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

이것이 저출생 시대 대한민국 국방의 새로운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 자체가 전작권 전환의 중요한 준비 과정이 되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은 결국 대한민국이 더 큰 책임을 맡는 문제다.

병력이 줄어드는 현실을 외면한 채 권한만 가져오는 것은 진정한 준비가 아니다.

사람은 줄어들어도 전투력은 줄어들지 않는 군대.

대한민국이 만들어야 할 미래 군대의 모습은 바로 여기에 있다.
천오복기자 pko589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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