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진단] “청해부대 활동 확대”…국회 동의가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 헌법 제60조 “국군의 외국 파견은 국회 동의”…핵심은 ‘활동 확대’의 법적 성격과 구체적인 임무

2026-09-19(토) 14:27
[신동아방송 서울=천오복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밝혔다.

동시에 우리 국민과 상선, 원유 수송로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현재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활동 강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하나의 중요한 질문이 나온다.

청해부대의 활동을 확대할 경우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히 ‘활동 강화’라는 표현만으로 국회 동의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헌법이 정하고 있는 기준과 실제 정부가 추진하는 임무의 내용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 헌법은 무엇이라고 규정하고 있나

대한민국 헌법 제60조 제2항은 국회가 선전포고와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외국군대의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의 주류에 대해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해외에 국군을 파견하는 문제는 대통령의 결정만으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다.

다만 실제로 어떤 조치가 헌법상 ‘국군의 외국 파견’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따져야 한다.

이미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부대의 단순한 통상적 활동인지, 아니면 새로운 지역이나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추가적인 파견인지에 따라 법적 성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청해부대 활동 강화’가 곧바로 새로운 파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논란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대통령은 ‘청해부대 활동 강화’를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현재 공개된 발언만으로 구체적인 병력 증원이나 새로운 작전지역 투입이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정부가 호르무즈에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실제 정부가 어떤 계획을 내놓는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기존 임무 안에서 우리 선박의 안전 지원을 강화하는 것인지, 별도의 병력과 장비를 추가로 보내는 것인지,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는 것인지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

■ 국회 동의 여부를 가르는 핵심은 ‘명칭’이 아니다

‘파병’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느냐 사용하지 않았느냐가 핵심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어떤 군사적 활동을 수행하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한다면 국민과 국회가 확인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파견 인원은 얼마나 되는가.
② 활동지역은 어디까지인가.
③ 임무는 무엇인가.
④ 기존 임무의 연장·변경인가, 새로운 파견인가.
⑤ 활동 기간은 얼마인가.
⑥ 무력 사용 가능성이 있는가.
⑦ 기존 국회 동의 범위를 벗어나는가.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야 국회 동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 해외파병에는 별도의 행정·군사 절차도 존재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는 국군의 해외파병과 관련한 별도의 업무훈령도 마련돼 있다. 해외파병이 결정된 경우 파병요원의 관리와 지휘, 예산, 복무 및 각종 지원 등에 관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특히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경우에는 별도의 법률이 적용된다.

「국제연합 평화유지활동 참여에 관한 법률」은 정부가 평화유지활동을 위해 국군부대를 해외에 파견하려는 경우 사전에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청해부대 활동이 유엔 평화유지활동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해당 법률을 그대로 적용하는 문제가 아니라, 실제 파견의 법적 성격과 임무를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하는 사안이다.

■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설명하는 과정’

국군이 해외 위험지역에서 활동한다면 국민이 알아야 할 내용도 많다.

물론 군사작전의 특성상 작전 위치와 세부 전술 등 공개할 수 없는 정보는 존재한다.

하지만 최소한

왜 보내는지,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지,

얼마나 오래 활동하는지,

우리 장병의 안전은 어떻게 보장하는지,

국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인지

정도는 정부가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가 ‘전쟁 불관여·불개입’을 원칙으로 제시했다면 향후 활동 확대가 그 원칙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 본 기자가 던지는 질문

호르무즈 문제는 이제 군사 문제를 넘어 헌법과 국회의 통제라는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대통령이 “전쟁 개입 파병은 없다”고 밝혔다는 사실과 별개로, 실제 군사활동이 확대된다면 국민은 물을 수 있다.

“그 활동의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국회에는 어떤 내용이 제출되는가.”

헌법은 국군의 외국 파견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정부가 청해부대 활동 확대를 구체화할 경우 가장 먼저 공개해야 할 것은 ‘파병이냐 아니냐’라는 정치적 표현보다 구체적인 임무와 법적 근거일 수 있다.

해외에서 대한민국 국기를 단 군함이 활동하는 순간, 그 결정에는 국가적 책임이 따른다.

군사적 필요성, 장병의 안전, 국제법적 문제, 그리고 국회의 통제, 이 네 가지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논란의 다음 단계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대한민국은 어디까지 군사적으로 움직일 것이며, 그 결정에 국민과 국회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설명이 앞으로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천오복기자 pko589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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